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다음달 3일 임시총회를 열어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해임안을 처리한다고 25일 밝혔다.

손경식 경총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자진사퇴를 권유했는데도 송 부회장이 이를 거부하자 결국 공식 절차를 밟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송 부회장은 지난달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논란 당시 노동계 편을 드는 모양새로 구설에 올랐고, 이달 들어서는 직원들과 불화를 겪으면서 1주일 넘게 출근하지 않았다.

경제계 관계자는 “송 부회장이 자진사퇴를 거부하면서 경총 사무국이 혼란에 빠졌다”며 “혼란이 계속되면 경총이 제 역할을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송 부회장의 거취를 조기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총 사무국 직원들은 ‘송 부회장과 함께 일할 수 없다’는 내용의 연판장까지 돌렸고, 직원 91명 가운데 88명(96.7%)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송 부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강압적인 발언을 했고 일부 임원에게는 사표를 쓰라고 강요하기도 했다”며 “‘경총 사무국이 적폐’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는 부회장과 함께 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총은 정관에 상임부회장 해임에 관한 조항이 없어 선임 조항을 준용해 송 부회장 해임을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원사 절반 이상이 참석해 이들 중 과반수가 해임에 찬성하면 해임안이 통과된다는 게 경총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총 비상임부회장(주요 회원사 대표)으로 구성된 회장단이 지난 15일 회의를 열고 송 부회장의 자진사퇴를 기다리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던 만큼 해임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송 부회장은 자진사퇴할 생각은 없지만 총회 결과에는 승복하겠다는 뜻을 지인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관료 출신인 송 부회장은 지난 4월 임명될 때부터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고 이후 여러 잡음을 일으키면서 취임 두 달여 만에 해임될 처지에 놓였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