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경환 리코리스 사장(55)은 2009년 제주로 내려가 이듬해 화장품 회사를 차렸다. 마유(말기름), 말태반 등 제주 특산물을 활용한 기능성천연화장품을 만들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태 사장은 정부연구소, 대기업 기술연구원과 대학교수 등으로 근무한 식물학자다. 우리말로 ‘제주상사화’로 불리는 ‘리코리스 제주엔시스(Lycoris Jejuensis) 1991’은 태 사장이 세계 처음으로 발견한 제주특산식물이다. 꽃이 필 때 잎은 없고 잎이 자랄 때는 꽃이 피지 않아 서로 볼 수 없다고 해서 상사화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회사 이름도 상사화(리코리스)에서 비롯됐다.

태 사장이 만드는 천연화장품의 주요 원료는 마유, 말태반추출물, 장딸기추출물, 동백태반추출물(피토플라센타) 등이다. 장딸기추출물은 태 사장이 처음 미국화장품 협회에 등록한 화장품 원료다. 크림, 앰플, 에센스, 토너 등 다양한 기초화장품류를 40여품목을 제조한다. 소규모 다품종형태로 특화한 게 특징이다. 태 사장은 “말기름은 피부 상처를 재생하거나 보습 효과가 뛰어나다”며 “제주라는 ‘청정 이미지’에 지역 특산물로 만들다 보니 제주 화장품에 대한 평가가 좋다”고 말했다.

태 사장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대만 홍콩 일본 베트남 핀란드 터키 리투아니아 방글라데시 등 10여국에 수출하고 있다. 제주도와 중소기업진흥공단 제주지역본부 등의 바이어 초청 행사나 해외전시회, 무역사절단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설립 초기인 2010년 1800만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3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면세점, 특산물 매장이나 쇼핑센터 등에서 팔리는 국내 매출이 80% 정도이지만 해외 시장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수출액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