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年매출 9000억 사업권 확보
롯데·신라와 '면세점 3강' 구도 형성

인천공항 최대 사업자로
임대료 年 3370억 제시
점유율 12%→19%로 확대
롯데면세점이 반납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을 신세계가 모두 운영하게 됐다. 신세계면세점은 업계 예상을 웃도는 입찰가를 제시하는 ‘과감한 베팅’으로 신라면세점을 제치고 새 사업자로 낙점받았다. 그동안 롯데, 신라가 양분했던 국내 면세점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신세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2곳 모두 획득

관세청은 22일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위원장 김갑순 동국대 교수)를 열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DF1 구역과 DF5 구역 사업자로 신세계DF(신세계면세점)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신세계는 DF1 구역에서 879.57점(1000점 만점), DF5에서 880.08점을 받았다. DF1에서 815.6점, DF5에서 807.51점을 받은 호텔신라(신라면세점)를 앞섰다. 신세계는 입찰에서 연 2698억원의 임대료를 써 낸 신라면세점보다 672억원 많은 3370억원을 제시했다. 신세계가 인천공항 면세점 매장 두 곳을 모두 따냄으로써 면세점 시장은 롯데, 신라, 신세계의 ‘3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신라면세점은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 요소’ ‘사회 환원 등 상생 방안’ 등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고도 평가의 절반(500점)을 차지하는 ‘운영인의 경영 능력’ 부문에서 크게 뒤졌다. 경영 능력에는 공항공사에 내는 임대료 항목이 포함돼 있다.

업계에선 “관세청이 신라면세점을 선정했을 경우 5년간 임대료로 3360억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이 고려했을 것”이라며 “여기에 면세점 시장의 과점을 해소하려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은 작년 이 구역에서만 약 87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 제2여객터미널 개장으로 이용객이 분산된 것을 감안해도 연 7000억~8000억원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조금씩 풀리고 있어 내년에는 매출 1조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는 작년 신세계면세점이 거둔 매출(1조8300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연 매출을 8700억원으로 잡더라도 신세계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기존 12.7%에서 18.7%로 높아진다. 롯데면세점(시장점유율 35.9%), 신라면세점(23.9%, HDC신라면세점 포함 29.7%)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외형이 커지게 되는 셈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다음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연다. 이렇게 되면 내년 시장 점유율은 20%를 넘어설 수 있다.

2012년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며 이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면세점은 6년 만에 3대 면세점 사업자로 도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점유율 50%를 넘었던 롯데면세점이 위축된 반면 신세계면세점이 치고 올라오면서 업계가 3강 체제로 바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면세점 입찰은 롯데면세점이 사업권을 포기하면서 시작됐다. 롯데면세점은 대규모 적자를 이유로 지난 2월 4개 사업구역 중 3곳을 자진 반납했다. 공항공사 측은 이들 구역을 동편 향수·화장품 판매 지역(면적 1324㎡)과 탑승동 면세점 전체(4767㎡)로 묶어 DF1로, 피혁·패션 판매가 가능한 DF5(1814㎡)로 재정비해 사업자 선정에 들어갔다. 입찰에는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뿐 아니라 기존 사업자 롯데면세점과 두산면세점 등도 참여했으나 최종 두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신세계면세점이 제시한 입찰 금액이 여전히 과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임대료 수준이 낮아지긴 했지만 흑자를 내기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신세계면세점은 이에 대해 “백화점, 대형마트, 쇼핑몰 등 기존 유통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빠르게 안착시킬 것”이라며 “체험형 시설 도입 등 기존 면세점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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