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외풍은 막았지만…'포피아' 논란 여전할 듯

포스코가 22일 발표한 차기 후보 면접대상자 5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동안 정치권에서 구설에 올랐던 인물들이 상당수 배제됐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그동안 자신들의 의사와는 별개로 여권 핵심 인사들과 학연·지연 등으로 얽히며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들은 막상 이날 공개된 명단에 이름이 없었다.

그러나 정치권 외풍 차단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하더라도 5명 모두 전·현직 포스코맨들이고, 후보 압축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게 많아 향후 논란거리를 남겨둔 것도 사실이다.
포스코 회장후보 5人… 정치권 구설 덜 탄 포스코맨들

포스코가 이날 이사회 회의 직후 공개한 5인은 김영상 포스코대우 대표이사 사장, 김진일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오인환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이상 가나다순)이다.

이 가운데 김영상 사장과 김진일 전 사장의 경우 나머지 3인이나 탈락한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언론에 노출 빈도가 낮았던 인물들이다.

앞서 유력 후보로 점쳐졌던 김준식 전 사장은 5인에 들지 못했다.

광주 출신으로 장하성 청와대 경제수석 및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학연 때문에 주목을 받았고, 바른미래당은 장 실장의 포스코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도 부산 출신이면서 참여정부 때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했던 경력 때문에 줄곧 하마평에 올랐지만 명단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박 사장과 김 전 사장은 정치권 일각으로부터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 정책 관련 기업 의사결정을 내린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비(非)포스코맨'으로서 주목을 받았던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나 조석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던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도 막상 명단에는 빠졌다.

이날 공개된 후보 5인은 '5인5색'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전문성이 눈에 띈다.

김영상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출신으로 말레이시아·캐나다·러시아 등지에서 경력을 쌓은 잔뼈가 굵은 '무역통'이다.

김진일 전 사장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철강생산본부장을 지내는 등 풍부한 현장 경력이라는 경력상의 강력한 무기를 지녔다.

오인환 사장은 포스코 자동차강판판매실장·마케팅본부장·철강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걸치며 마케팅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장인화 사장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출신으로 고로 노체 설계 및 제작기술을 국산화해 현장에 적용했다.

최정우 사장은 포스코건설 기획재무실장·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을 지내며 실질적인 회사 경영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 회장후보 5人… 정치권 구설 덜 탄 포스코맨들

다만 포스코가 정치권 구설에 오른 문제적 인물들을 최대한 배제했지만, 5명 후보를 포스코 출신 인사들로만 채웠다는 점에서 '포피아'(포스코+마피아) 논란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이들 5명 가운데 김진일·오인환·장인화·최정우 등은 권오준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지난 3월 당시 권오준 체제에서 오 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장 사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실세'로 통했다.

김 전 사장은 권 회장과 마찬가지로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이며, 최 사장은 그룹 권오준 체제에서 가치경영센터장을 비롯한 요직을 두루 거쳤다.

포스코 회장 인선이 철저히 내부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반발의 목소리는 이미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구자영 전 부회장의 대변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백진동 씨는 보도자료를 내고 구 전 부회장의 탈락에 반발, "포피아의 적폐는 청산돼야 한다"며 "포스코 승계 카운슬 무효와 이사회 회의록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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