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개월째 '수주 全無'
이 와중에 노조는 파업절차
원유와 가스 생산·시추 설비를 제작하는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본부가 오는 8월부터 조업 중단에 들어간다. 중국과 싱가포르 등 경쟁국에 밀려 43개월째 수주 실적이 전무해 일감이 없어진 탓이다. 이 회사의 해양플랜트 공장이 멈춰서는 것은 1983년 4월 야드(작업장) 준공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22일 담화문을 통해 “7월 말 나스르 프로젝트가 끝나면 일감을 확보할 때까지 해양 야드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따낸 나스르 플랜트(원유 시추 설비) 이후 4년째 신규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지 못했다. 지금 당장 수주하더라도 설계 기간만 1년 이상 걸린다. 다음달 말부터 해양플랜트사업본부 임직원 2600여 명과 협력업체 근로자 3000여 명 등 5600명가량이 일손을 놓게 된다.

강 사장은 “가동 중단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희생을 감수하면서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했지만 중국 싱가포르에 원가 경쟁력에서 밀려 매번 수주에 실패했다”며 “지금 우리의 고정비로는 발주 물량이 나와도 수주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현대중공업은 나스르 플랜트 인도가 끝나는 다음달 말부터 사후서비스(AS)와 수주를 위한 수주지원 조직만 운영하고 나머지 부서는 통폐합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수주 가뭄’ 여파로 2015년 이후 3년 만에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지만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5년 연속 파업에 나설 태세다. 노조는 지난 4월 파업 찬반 투표를 가결한 데 이어 지난 20일 파업권 확보를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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