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을 대표하는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통상전쟁과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각국 주식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지만 기술주는 이런 우려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다. 이들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20일(현지시간) 3조4000억달러로 한국 증시(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약 1조7700억달러)의 두 배에 달하고, 2000여 개 기업이 상장한 중국 선전증시 시가총액(3조6500억달러)에 맞먹는다.

'고공 행진' FAANG, 시총 3.4조弗… 2천여곳 상장 中선전증시와 맞먹어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이날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FAANG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FAANG이 속한 나스닥지수는 7781.51로 전날보다 55.93포인트(0.72%)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으로는 애플이 약 9200억달러로 가장 크고 아마존(8500억달러), 구글 (모회사 알파벳 기준 8150억달러) 등이다.

FAANG의 시가총액 합계는 웬만한 나라의 증시를 능가한다. 프랑스 대표기업 40개로 구성된 CAC40의 시가총액(2조1800억달러)보다 많다. 홍콩 증시 시가총액(4조3500억달러)의 80%에 육박한다.

FAANG의 주가 상승세는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긍정적 실적 전망이 배경이다. 월가에선 아마존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수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의 월간 실사용자가 10억 명을 돌파하는 등 개인정보 유출 파문에서 벗어나고 있다.

미·중 통상전쟁 영향도 덜 받고 있다는 평가다. 페이스북과 넷플릭스는 중국에 진출하지 않았고 아마존은 중국 사업 비중이 작다. 다만 애플은 아이폰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어 통상전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주가수익비율(PER)이 200배를 넘어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