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개월 만의 최저…원/달러 환율은 7개월 만의 최고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무역분쟁의 여파로 21일 국내 금융시장이 또 출렁거렸다.

이날 코스피는 26.08포인트(1.10%) 내린 2,337.83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올해 2,340선이 무너진 것은 처음으로, 지난해 9월 6일(2,319.82) 이후 9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3.95포인트(1.66%) 내린 826.22로 거래를 마치며 820대로 물러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7.7원 오른 1,112.8원에 거래를 끝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14일(1,118.1원)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원화 가치가 다시 크게 하락한 이유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주요국간 무역분쟁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럽연합(EU)은 미국의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맞서 오는 22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간 무역분쟁이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로까지 확산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의 후퇴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 요인은 여전히 강력하다(strong)"며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파월 의장이 사용한 '스트롱' 단어 영향으로 환율이 움직이고 외국인 선물 매도가 이뤄지면서 지수 상위 종목이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의 추가 급락이나 원/달러 환율의 추가 급등 가능성은 작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적지 않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이슈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미중 관세 부과 시점인 7월 6일까지 협상이 이뤄질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변동성 확대의 원인을 달러 강세로 꼽으며 "중국 등이 미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주면서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 급등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선에서 안정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