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부산, 부평 등 자동차 공장 생산 축소 불가피
-일자리 절반으로 줄어 심각한 위기 올 수도

미국이 자동차 무역확장법 232조를 꺼내 실질적으로 완성차 수출 장벽을 세우면 국내 완성차산업 자체가 붕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연간 90만대가 가격 경쟁력을 잃어 자칫 국내 생산 자체가 불가능 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공장 가동률이 반토막 나고, 그에 따른 협력 업체 위기 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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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내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으로 완성차를 많이 수출하는 곳은 기아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이다. 그나마 현대차는 미국 현지 생산 차종을 늘려 놓은 상황이지만 나머지 3곳은 미국이 완성차 관세율을 높이면 그야말로 직격탄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 수출 차종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아차 광주 공장은 무역 장벽이 세워질 경우 공장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기아차에 따르면 현재 광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은 쏘울, 쏘울EV, 스포티지, 카렌스 등이다. 지난해 49만대가 생산돼 이 가운데 18만대가 미국에 완성차로 수출됐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되는 쏘울과 스포티지는 전량 광주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따라서 미국이 관세 장벽을 세우면 연간 10만대가 넘는 쏘울의 미국 수출 길은 그대로 막히게 된다. 또한 스포티지 7만대도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 광주 공장 생산물량의 37%에 달하는 미국 수출용 생산이 그대로 멈추는 셈이다. 이에 대해 자동차미래연구소 박재용 소장은 "쏘울이나 스포티지와 같은 차종은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제품이어서 관세 폭탄이 떨어지면 미국 시장 내에서 경쟁력 자체가 단숨에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세 폭탄을 받아들이면 결국 손해를 봐야 한다는 의미여서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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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광주 공장 뿐만이 아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닛산 로그도 전량 미국으로 수출된다. 지난해 부산 공장에서 생산된 25만대 가운데 미국 수출용 로그는 13만대로 절반을 넘는다. 따라서 미국의 관세 장벽은 르노삼성 부산 공장의 일자리 절반을 줄일 수 있는 강력한 위협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최근 자금 지원으로 회생시킨 한국지엠도 예외가 아니다. 부평 공장에서 생산되는 트랙스의 주요 수출 국가가 미국이며, 향후 GM 본사가 창원 공장에 배정할 신규 CUV의 판매 지역도 미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위기의 본질은 같다. 나아가 한국지엠의 경우 산업은행이 생산 유지를 위해 8,000억원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긴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완성차 관세 장벽은 한국 자동차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가 TFT를 구성해 대응한다고 하지만 진행상황을 보면 불안함을 감출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세 장벽을 막지 못하면 철강처럼 일정한 수출 물량이라도 보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실제 미국이 관세 장벽을 세울 경우 국내 완성차 업계는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공장 축소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 시장을 찾아야 하지만 단 기간 연간 90만대에 달하는 대체 시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데다 주요 시장은 이미 현지 생산 시설이 들어서 있어서다. 자동차미래연구소 박재용 소장은 "미국의 무역 장벽은 정부 차원의 민첩한 대응이 필요한 먹고 사는 문제"라며 "일자리 수 만개가 단숨에 사라질 수 있는 폭탄이나 다름 없는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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