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20일 삼성전자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13년 만에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국내 민간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한국 국가신용등급(Aa2)보다 한 등급 아래다. 무디스에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신용등급을 ‘AA-’로 올렸다. 무디스의 ‘Aa3’와 S&P의 ‘AA-’는 같은 수준이다.

무디스는 경기 변동성이 높은 전자산업에서 삼성전자가 앞으로 최소 2~3년간 높은 시장 지위와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는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토대로 앞으로 수년간 많은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반도체 투자도 최소 3~5년간은 삼성전자에 위협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기술력 차이가 상당한 가운데 중국 기업의 해외 반도체 업체 인수가 어려워 추격이 좀처럼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향후 2~3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19%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까지 5년간 평균 영업이익률 16%보다 높다. 연평균 영업이익 규모도 59조원으로, 지난 5년간 평균 대비 12조원가량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리아 취엔 무디스 부사장 겸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주요 사업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영업 안정성과 탄탄한 현금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는 경기 변동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는 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