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 관세 피하려는 수단"
포스코 "美 철강사의 억지"
미국 철강업체들이 한국산 철강이 베트남을 통해 우회 수입되고 있다며 미 정부에 제소장을 제출했다. 대미 수출 장벽이 높아지자 한국 철강업체들이 제3국을 통해 미국에 철강을 수출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 제소가 받아들여지면 베트남 현지 생산물량이 많은 포스코가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산 철강, 베트남 거쳐 우회 수입"… 美 철강업체, 상무부에 제소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뉴코어, US스틸 등 미국 철강업체 여섯 곳은 “한국산 냉연강판이 베트남을 거쳐 우회 수입되고 있다”며 지난주 미 상무부(DOC)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장을 제출했다. 한국 업체들이 냉연강판의 재료인 열연 제품을 베트남에 수출한 뒤 원산지를 바꿔 미국에 냉연강판을 수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냉연강판은 뜨거운 상태에서 가공된 열연 제품을 상온에서 한 번 더 가공한 철판이다. 자동차 차체나 전기제품 등 내구 소비재에 주로 사용된다. 한국 업체들이 한국산 냉연강판에 매겨지는 고율의 관세를 피하고자 편법을 쓰고 있다는 게 미국 업체들의 주장이다. 미 상무부는 2016년 7월 현대제철 냉연강판에 34.33%의 반덤핑 관세를, 포스코 냉연강판에 58.36%의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업체들은 미국에 수입된 한국산 냉연강판 물량은 줄고 베트남산은 급격히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의 한국산 냉연강판 수입량은 2015년 약 30만6000t에서 고율의 관세가 부과된 다음 해 23만9000t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베트남산 수입량은 6만8000t에서 46만8000t으로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기간 베트남의 한국산 열연 제품 수입량은 109만5000t에서 113만5000t으로 늘었다.

이번 제소는 베트남에 공장을 둔 포스코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업체들은 제소장에 “포스코 베트남 공장은 현지 냉연강판의 주요 생산지”라는 표현을 통해 포스코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 베트남은 지난 10여 년 전부터 한국에서 열연 소재를 수입해 냉연강판을 만들었다”며 “이를 2016년에 부과된 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활동으로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미국 철강업계가 다른 나라의 우회 수출을 문제 삼은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상무부는 지난 3월 “중국산 냉연강판이 베트남을 통해 우회 수출되고 있다”는 미국 철강업계의 제소를 받아들였다. 이에 중국산 열연강판을 사용해 만든 베트남산 냉연강판에 456.2%의 초고관세가 부과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