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랑팡, 283년간 '최고'를 기록하다
‘블랑팡(Blancpain)’은 1735년 예한-자크 블랑팡이 스위스 빌레레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다. 당시 열쇠공, 염색공 등 장인들이 모여 살던 빌레레에선 겨울 동안 할 일이 없던 장인들이 모여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블랑팡, 283년간 '최고'를 기록하다
가족 농장 주택에 예한-자크 블랑팡이 만든 작업실에서 태동한 블랑팡은 그의 7대 자손인 프레데릭-에밀 블랑팡이 타계한 1932년까지 가족 경영으로 이어져 왔다. 그 이후 블랑팡의 장인들이 기술력을 이어오면서 지금까지 ‘혁신과 전통의 조화’를 실현하는 럭셔리 워치 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모든 부품 100% 자체 생산

블랑팡의 르 브라쉬 매뉴팩처에서는 복잡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인그레이빙, 에나멜 페인팅, 다마스쿠스 등의 워크숍도 함께 운영 중이다. 르 상티에 매뉴팩처는 2010년 블랑팡이 ‘프레데릭 피게’를 인수하면서 직접 운영하게 됐다. 몇 점 생산하지 않는 독특한 고가의 시계가 이곳에서 나온다.
블랑팡, 283년간 '최고'를 기록하다
블랑팡은 세계 최초로 중국 전통 태음력을 탑재한 손목시계, 최초의 카루셀 미닛리피터 등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한 워치 메이커다. 시간을 알려주는 미닛리피터에 방수 기능을 더한 기술도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블랑팡은 아주 작은 스프링, 스크루 등 모든 부품을 100% 자체 생산한다. 블랑팡의 연구개발(R&D) 부서는 끊임없이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미닛리피터 소리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 등을 진행 중이다.

블랑팡, 283년간 '최고'를 기록하다
혁신적 시계 개발에 6년 걸려

블랑팡 시계는 장인들이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는 피니싱, 데코레이션 작업으로 완성된다. 옛날부터 이어져온 수공예 전통을 이어가려는 취지다. 케이스, 다이얼, 브레이슬릿 등 부품별로 전문가가 있어 무브먼트 특허를 취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블랑팡의 장인들은 돌, 파일, 연마기, 사포 등을 이용해 눈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특히 가장자리를 매끈하게 만드는 챔퍼 공정은 기계가 할 수 없어 일일이 손으로 폴리싱 작업을 해야 한다. 또 작은 끌과 현미경으로 세밀하게 각인하는 인그레이빙 작업도 장인들의 손으로 완성된다.

블랑팡, 283년간 '최고'를 기록하다
블랑팡의 혁신성은 1991년에 나온 1735 모델에서 빛을 발한다. 블랑팡의 1735 모델은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오토매틱 와인딩 손목시계’로 알려져 있다. 달의 기울기를 보여주는 문페이즈, 시간 거리 등을 측정하는 크로노그래프, 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투르비용, 시간을 소리로 알려주는 미닛리피터, 윤년 등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퍼페추얼 캘린더 등 복잡한 기능을 시계 하나에 담아냈다. 총 6년 동안 3명의 워치메이커가 연구했고 조립하는 데만 1년 넘게 걸렸다. 정교하게 조립한 뒤 기능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분해한 뒤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쳤다. 전 세계에 30개만 내놓았던 시계로, 지금까지도 가장 혁신적인 시계로 손꼽힌다.

빌레레·피프티 패덤즈 등 인기

블랑팡, 283년간 '최고'를 기록하다
블랑팡의 베스트셀러로는 ‘빌레레’와 ‘피프티 패덤즈’가 꼽힌다. 빌레레는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군더더기 없는 라인이 특징이다. 로마 숫자로 인덱스를 넣었고 핸즈를 클래식하게 디자인했다. ‘빌레레 하프-헌터 컴플리트 캘린더’는 컴플리트 캘린더와 문페이즈 기능을 갖춘 시계다. 무브먼트는 티타늄 소재의 밸런스 휠, 골드 소재 조정 나사, 3개의 메인 스프링 배럴 등으로 구성돼 있다. 블랑팡을 대표하는 무브먼트를 채택했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3400만원대. 데이트 문페이즈 기능을 담은 빌레레 모델과 ‘빌레레 플라잉 투르비용 점핑 아워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핸즈를 곡선으로 변형시킨 ‘빌레레 레트로그레이드 스몰 세컨즈’도 인기 있는 모델이다.

블랑팡의 피프티 패덤즈는 다이빙 워치다. ‘피프티 패덤즈 데이트&세컨즈’는 프랑스 해군용 시계로 쓰이던 제품으로, 300m까지 방수가 가능하다. 스포티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가격은 1700만원대.

‘블랑팡 우먼’은 1930년대부터 나온 여성용 기계식 시계로 우아함과 혁신성을 동시에 표현했다. ‘우먼 오프-센터 아워’는 꾸준히 인기를 끄는 제품으로, 6시 방향에 30초 레트로그레이드 카운터가 자리 잡고 있다. 30초마다 제자리로 돌아가는 핸즈를 볼 수 있다. 뒷면에는 5개의 꽃잎 모양 진동추가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게 투명 백케이스를 적용했다. 베젤과 다이얼에 152개 다이아몬드를 장식했다. 가격은 3888만원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