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진출 당한' 강소기업 삼동 "지멘스가 먼저 요청했다. 폴란드에 공장 지어달라고"
年 6000t 규모 구리전선 생산
獨·스페인 등에 당일 생산·납품

삼동은 오는 18일 폴란드 코스친 지역에 있는 삼동유럽공장에서 준공식을 연다고 15일 발표했다. 공장은 3만5000㎡ 규모로 연 6000t의 권선(구리전선)을 생산하게 된다. 연속전위권선(CTC), 지권절연 평각선, 에나멜 평각선 등 주로 초고압 변압기에 쓰이는 소재다. 삼동 관계자는 “핵심 고객사인 지멘스로부터 유럽에서 직접 생산해 납품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공장을 세우게 됐다”며 “2020년까지 연간 생산량을 1만20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선은 지멘스뿐만 아니라 제너럴일렉트릭(GE), ABB, SGB등 유럽 곳곳에 있는 전기전자 기업에 납품된다. 국가별로는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스페인 러시아 슬로베니아 등 유럽 전역에 공급된다. 공장이 있는 코스친은 폴란드 서부 지역으로 독일 국경과 맞닿아 있다. 유럽 내 고객사와 1000㎞ 내에 자리하고 있어 생산 당일 납품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삼동이 유럽공장을 세운 것은 송배전 시설의 핵심 장치인 초고압 변압기를 대거 교체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변압기 수명은 30년 정도인데 1990년대 초 유럽에 대대적으로 설치됐던 변압기들의 수명이 끝나간다는 얘기다.
삼동은 벤처업계에서 고졸 신화로 유명한 이이주 대표가 창립한 기업이다. 이 대표는 남해수산고 어로과를 졸업하고 1977년 삼동을 설립했다. 2011년에는 매출 1조639억원을 달성해 NHN과 함께 1조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55% 정도다. 지멘스, ABB, GE 등 세계적인 전력 기업이 주요 매출처다. 일본 대만 오세아니아 미주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 테네시, 오하이오, 조지아 지역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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