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연간 40억 달러에 상당하는 미국산 사료용 옥수수와 콩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즉각 철강과 사과, 돼지고기를 비롯한 수십 종의 미국산 수입품에 맞불 관세를 매긴 바 있다.

그러면서도 멕시코는 미국의 주력 수출품인 사료용 옥수수와 콩에 대해서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은 1천400만t의 옥수수와 약 400만t의 콩을 멕시코에 수출했었다.

멕시코 전국농업협의회의 보스코 데 라 베가 회장은 지난 4일 멕시코 경제부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미국산 곡물에 대한 보복 관세가 논의됐으며 이 자리에는 일데폰소 과하르도 경제장관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산 곡물에 대한 보복 관세는 2단계 조치에 해당하는 것이라면서 "중대한 위기 국면에 대비해 의도적으로 남겨뒀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 라 베가 회장은 보복 관세가 미주리와 캔자스, 아이오와, 네브래스카주 등 미국의 옥수수 곡창지대를 겨냥한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들 주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지역들이다.
멕시코, 40억달러 규모 미국산 옥수수·콩에 맞불 관세 검토
정통한 소식통은 보복 관세 대상에서 옥수수와 콩을 제외한 것은 현재 양국이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협상 카드로 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 부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조사하기로 한 것을 각별히 우려하고 있다.

67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자국의 자동차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산 곡물에 보복 관세를 매길 경우, 멕시코 국내 축산업에도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입선 다변화도 아울러 도모하는 모습이다.

라울 우르테아가 멕시코 농업부 국제통상국장은 수입선 대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옥수수와 콩이야말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는 대단히 흥미 있는 기회가 되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농업협의회의 데 라 베가 회장은 이와 관련, 멕시코 경제부가 미국 외의 곡물 수출국들에 무관세 쿼터를 부여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