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삼성전자의 텃밭’이던 인도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중국 샤오미에 뺏기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우수 인재 채용 △현지 생산 강화 △지역 특화 제품 등으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 연구개발(R&D)센터에 약 1000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했다. 인도공과대(IIT) 등 주요 대학에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현지 대학들이 채용설명회를 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기업 순위를 매겨 순위별로 채용설명회를 연다. 기업 순위가 낮으면 인재를 뺏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글로벌 기업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최고경영자(CEO) 강연을 주선하며 대학별로 맞춤형 사회공헌을 강화하는 등 주요 대학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는 이런 채용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순위가 10위권 밖이었지만 꾸준히 대학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상위권으로 올라왔다”며 “‘인재 쟁탈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 휴대폰 공장 증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올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노이다 공장의 휴대폰 생산 가능 대수는 월 500만 대에서 1000만 대로 늘어난다. 현지 생산을 확대해 제품 공급 시기를 앞당기고, 인도 맞춤형 중저가 제품을 생산해 1위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가 인도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로 판매하는 스마트폰의 95% 이상을 현지에서 생산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 점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지역 특화 기능을 적용한 ‘메이크 포 인디아(make for India)’ 제품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정전이 잦은 현지 환경을 고려해 전기가 끊겨도 냉기가 유지되는 냉장고를 내놨다. 250가지 인도 음식 조리 기능이 있는 전자레인지 오븐도 출시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