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의 점포 혁신 실험… 우리銀 '허브 앤드 스포크' 시동
손태승 우리은행장(사진)이 하반기부터 점포 혁신 실험에 나선다. ‘허브 앤드 스포크(Hub & Spoke)’ 전략이다. 일정 지역을 단위로 1개의 거점(허브) 지점과 4~5개의 소규모(스포크) 지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비(非)대면 채널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점포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지역 밀착 영업은 강화하겠다는 게 손 행장의 생각이다.

손 행장은 14일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점포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며 “허브 앤드 스포크 방식을 하반기 수도권 외곽 지역부터 적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영업점 수는 2015년 말 934개에서 2016년 말 894개, 작년 말 876개로 계속해서 줄었다. 온라인뱅킹과 스마트폰뱅킹이 늘면서 점포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감소한 탓이다. 손 행장은 “내방객이 줄어든다고 해서 점포 수를 무작정 줄일 수는 없고 소비자 편의도 고려해야 한다”며 “지역별 특성에 맞춰 영업채널을 거점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점포당 10명 안팎으로 근무하는데 일부 점포는 하루 방문객이 10명도 안 된다”며 “이런 곳은 스포크 점포로 바꿔 인력을 4명 정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30명가량이 근무하는 허브 점포엔 금융센터를 두고 스포크 점포에서 일시적으로 인력이 부족하거나 자산관리(WM)·기업금융 등의 수요가 있으면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점포 수가 줄더라도 허브 앤드 스포크 체제에서는 점포 간 협업을 통해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손 행장의 판단이다. 그는 다만 “전 점포에 도입하기에는 영업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손 행장은 해외 점포망 네트워크는 대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6월 현재 해외 25개국에서 30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96개를 추가로 늘려 500개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손 행장의 사무실에는 이 같은 해외 네트워크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그는 “올해 해외 자산을 작년보다 15% 이상 증가한 248억달러(약 26조7800억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