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실물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생산과 소비, 투자지표 증가세가 지난달 일제히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둔화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산업생산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8% 증가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7.0% 증가)는 물론 전달 증가율(7.0%)보다 낮은 것이다. 지난달 소비 증가율은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5월 소매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8.5% 늘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9.6%)와 4월 증가율(9.4%)에 못 미쳤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마오성융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지난해엔 단오절 연휴가 5월이었지만 올해는 6월이어서 연휴 소비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고 다음달부터 자동차를 비롯한 소비재 수입 관세가 내려갈 예정이어서 소비 지출이 미뤄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제 성장 방식을 소비 주도로 바꿔나가겠다는 중국 정부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5월 고정자산 투자도 작년 동기 대비 6.1% 늘어나는 데 그쳤다. 1999년 12월 5.5% 증가율을 기록한 후 약 20년 만의 최저치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