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10곳 중 4곳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 관련 부채 평가 및 회계처리 시스템 구축이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IFRS17이 본격 시행되는 2021년 전에 준비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보험사 10곳 중 4곳 IFRS17 대비 '뒷전'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8일까지 24개 생명보험사와 14개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IFRS 시스템 구축 이행 상황을 서면 조사했다. 조사 결과 삼성·한화·교보·NH농협·미래에셋 등 5대 생보사와 삼성·현대·DB·KB·메리츠 등 5대 손보사는 이미 회계법인 또는 컨설팅 업체와 계약을 맺고 계획에 따라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생보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기본 시스템 구축을 마쳤으며 한화·신한생명(내년 6월 말) 미래에셋생명(내년 9월 말) 삼성·NH농협생명(내년 말)도 순차적으로 시스템을 갖추고 2020년부터는 현재 회계기준과 함께 병행결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ING생명과 라이나생명도 자체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손보업계에서는 DB손보가 오는 8월 가장 먼저 시스템 개발을 끝낸 뒤 시범 운용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도 내년 3월과 4월 완료를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들 10개 보험사는 IFRS17 통합시스템 구축을 위해 각각 최소 2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흥국·현대·KDB·DB·DGB생명과 롯데·흥국·NH농협·더케이·MG손보 등 10개 중소 보험사는 보험개발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 ‘ARK시스템 컨소시엄’은 지난해 5월 삼정KPMG를 회계 컨설팅 업체로 선정해 프로그램 개발을 대부분 완료했고 이달 말께부터 통합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머지 10여 개사는 시스템 구축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보험사 중에서도 본사가 IFRS를 도입하지 않은 미국계는 본사 지원이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서면 조사에 이어 하반기에는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며 “준비가 부족한 보험사에는 신속히 마무리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박신영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