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보호무역 조치로 인해 세계 경제에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올해와 내년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3.9%로 유지하지만 6개월 전 전망했던 (세계 경제의)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크고 어두운 징조는 무역이 이뤄지고 있는 방식에 대한 이의 제기가 많아지면서 서로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이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탓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파행으로 끝난 뒤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보호무역주의 배격을 위한 G7 공동성명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다. 라가르드 총재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일방적 보호무역 조치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우려를 강하게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이 미국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각각 25%와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캐나다와 EU는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기간 기자회견에서 “보복한다면 실수하는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