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은 대표적인 국민 간식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점포 수도 많다. 본사와 가맹점주 간 ‘논쟁’이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5위인 네네치킨은 ‘갑질 논란이 없는 프랜차이즈’로 주목받고 있다.

회장님이 트럭 타고 전국 돌며 가맹점과 직접 소통
창업주인 현철호 회장(57·사진)이 2010년부터 1200개에 달하는 전국 가맹점을 배송 트럭을 타고 방문해 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온 덕분이다. 현 회장은 가맹점 방문 때 청소를 해주기도 한다. 1999년 경기 의정부에서 시작한 작은 치킨가게는 현재 연매출 555억원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닭고기 가공업체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회사가 문을 닫자 창업한 지 20년 만이다.

본사 슬림화…가맹점 상생이 우선

네네치킨은 ‘알짜 프랜차이즈’로 통한다. 영업이익률이 23.2%(2017년)에 이른다.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bhc의 영업이익률(27%)보다는 낮지만 1위 업체인 교촌(6.4%), 3위인 BBQ(9%)에 비해 월등히 높다.

회장님이 트럭 타고 전국 돌며 가맹점과 직접 소통
네네치킨의 내실은 본사 슬림화에서 시작됐다. 본사 직원은 40여 명이다. 가맹점 수가 비슷한 경쟁 업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본사 직원들 사이에선 “쉴 틈이 없다”는 불평도 나온다. 본사 인력을 줄이는 대신 전국 지역별로 18개 지사를 갖춰 해당 지역 가맹점을 책임지고 관리하도록 했다. 본사 판매관리비를 가급적 줄이고, 매장별로 맞춤형 지원책을 펼치기 위해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했다.

절약한 비용으로는 가맹점 상생 경영에 나섰다. 가맹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게 대표적이다. 치킨 배달을 하며 학업을 병행하는 아르바이트생을 위해서는 근로장학금제도를 도입, 4년째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가맹점을 찾아가 청소를 해주는 클린바이저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자금난을 겪는 중소 가맹점주의 대출이자를 지원하기 위해 2017년에는 가맹점주 대출이자를 전액 지원하는 협약을 기업은행과 맺었다. 네네치킨이 예탁한 100억원으로 은행이 상생펀드를 조성한 뒤 네네치킨 가맹점주에게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박기영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네네치킨의 상생 노력은 업계에서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 ‘코리안 치킨’ 알리겠다”

회장님이 트럭 타고 전국 돌며 가맹점과 직접 소통
네네치킨은 해외에도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호주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 지난 6년간 27개 매장을 열며 한국식 치킨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해외 시장에서 치킨의 인기가 높아지자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섰다.

현 회장은 해외 지점을 늘리면서도 몇 가지 철칙을 세웠다. 한국 동포가 아니라 현지 토박이와만 사업을 하는 것이 첫 번째다. 그들만의 문화와 사업 성공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원칙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또 사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현지 파트너를 통한 간접 진출을 고수한다. 무리하게 시장을 넓히기보다는 영업점이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현지화된 메뉴 개발도 필수다. 네네치킨은 할랄 푸드 인증에 성공하면서 이슬람 지역에서도 치킨 한류를 꿈꾸고 있다. 할랄이란 ‘허용된’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무슬림에게 허용되는 일상의 모든 행위를 가리킨다. 닭을 잡고 튀기는 과정 모두 이슬람 율법에 따라야 한다.

네네치킨은 지난 2월 국민의 절반 이상이 무슬림인 말레이시아에 1호점을 내며 1조원에 이르는 할랄 푸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개척해나갈 계획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