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안전성 점검

3호기와 같은 기술 적용
이미 검증 다 끝났는데
운영허가 못 받아
하루 손실액 20억 추산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7일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4호기의 주 제어실. 6인 1조로 구성된 원전 운영팀이 신호검증 및 감시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었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원자로 터빈이 돌지 않았고 모니터 그래프도 변동이 없었다. 운영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계속 대기하고 있다는 게 현장 근무자들의 설명이었다. 신고리 4호기의 운영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원자력 연료만 주입하면 바로 가동할 수 있지만 아직 승인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전성 검증된 원전인데…

신고리 4호기는 작년 8월 공정률 99.6%를 기록했다. 기술 심사까지 모두 마쳤다. 그때부터 연료만 넣으면 바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밟아 작년 10월부터 운전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원안위의 운영 허가는 아직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2016년 경주 지진이 발생한 만큼 안전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업계에선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한다. 4호기를 돌리지 못해 발생하는 기회손실액은 하루 20억원에 달한다는 게 한수원 측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신고리 4호기의 안전성 검증은 이미 완료됐다고 입을 모았다. ‘쌍둥이 원전’인 3호기가 2016년 준공 이후 1년 넘게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3·4호기 모두 기존 모델에 비해 지진 저항성을 1.5배 높였다.

한수원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한국 원전을 수입하려는 나라에서도 4호기의 운전 지연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전이 아니라 여론과 정책 변경 때문에 가동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협상 카드로 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론화 비용만 1000억원 이상”

신고리 4호기 인근에선 ‘원전 공론화’에 따라 공사가 지연된 5·6호기 건설이 한창이었다. 정부는 작년 7월 공정률 28%의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중단한 뒤 3개월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쳤으나 경제성을 이유로 10월 재개했다. 공사가 약 5개월 지연되면서 현재 공정률이 33%에 그치고 있다. 준공일 역시 2022년 3월과 2023년 3월로 5개월씩 순연됐다. 공사 지연에 따른 추가비용 1000억원은 고스란히 한수원 부담으로 돌아왔다.

환경단체 등의 우려와 달리 신고리 5·6호기의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는 게 한수원 측 설명이다. 1.8m 두께의 콘크리트 외벽엔 17만t에 달하는 철근을 넣었다.

한수원 관계자는 “규모 8~9의 지진을 견딜 수 있고 민항기가 정면에서 충돌해도 끄떡없다”며 “지형상 동해안에 해일이 들이닥칠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밀폐형 방수와 수소 제거설비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원전 전문가들은 “견고하게 설계된 신형 원전이 철판 부식 정도의 문제로 동시에 가동을 멈추고 있다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수원이 운영하는 원전은 총 24기로, 이 중 8기가 철판 부식 등 문제로 가동 정지됐다.

울산=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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