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나 카카오택시 운전사처럼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 형태로 일하는 ‘긱이코노미(Gig Economy)’ 확산에도 지난 10년간 독립·임시직 근로자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미국에서 나왔다. 긱이코노미가 일자리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와 배치되는 결과다.

워라밸 시대 단기 계약직 늘어난다더니… '긱 이코노미' 임시직 오히려 줄었다
미 노동통계국이 7일(현지시간) 발표한 ‘임시·대안 고용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미국 전체 근로자의 10.9%를 차지하던 독립·임시·계약직(특수고용직) 비율은 지난해 10.1%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많은 경제학 연구논문과 보고서들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면서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는’ 독립적인 임시 계약직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 통계 분석에선 이 같은 통념이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들은 “학계와 언론에 널리 퍼진 긱이코노미의 성장 신화와는 사뭇 다른 결론이 많은 경제학자를 당황하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긱이코노미는 기업이 정규직 직원을 채용해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직을 고용해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를 말한다.

그동안 많은 경제학자는 긱이코노미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봤다. 로런스 카츠 하버드대 교수와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는 2016년 연구 논문을 통해 2005년에서 2015년 사이 긱이코노미 종사자 수는 전체 근로자의 10.7%에서 15.8%로 급증한 것으로 추산했다.

CNN은 하지만 “이번 정부 통계 발표로 긱이코노미의 일자리 창출이 미국의 노동력을 실질적으로 장악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가 최근 몇 년간 완전고용에 가까운 호황을 보이며 구직자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찾기 쉬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긱이코노미 가운데서도 독립 계약자 비중은 2005년(7.45%) 대비 2017년(6.9%)에 가장 눈에 띄게 줄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