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가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보면 국내 제조업의 미래는 암울하다. 중국 미국 일본 등 제조업 경쟁국들은 한국의 4~5배를 웃도는 자금을 제조업에 쏟아붓고 있다. 한국 정부가 제조업을 터부시하는 사이 이들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R&D투자 美·中의 20% 불과… 그나마 전기전자에 60% 편중
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제조업 분야 R&D 투자 규모는 510억달러로 집계됐다. 중국(2780억달러)의 5분의 1, 미국(2360억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다. 일본은 같은해 1160억달러의 대규모 자금을 제조업 R&D, 독일은 670억달러를 제조업에 투자했다.

한국은 제조업 R&D 투자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불균형도 심하다는 분석이다. 업종별 투자금 비율을 따져보니 한국은 R&D 투자금의 절반 이상이 전기전자업(전체 투자금 대비 59.8%)에 몰려 있었다. 자동차업종이 13.3%였고 석유화학(5.4%)과 제약·바이오(2.5%)가 뒤를 이었다.

제조업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 미국 중국 등은 상대적으로 투자금이 골고루 배분됐다. 중국은 전기전자업(17.6%)과 자동차(8.9%), 석유화학(9.3%), 제약·바이오(4.4%) 등에 투자금이 균형적으로 쓰였다.

일본은 자동차(29.1%)와 전기전자업(24.6%)이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제약·바이오(12.7%)와 석유화학(6.4%)의 투자 규모도 작지 않았다. 미국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제약·바이오 투자가 전체 R&D 비용의 24.3%를 차지했다. 전기전자업(31.7%)을 바짝 추격하고 자동차업(7.9%)을 앞지른 모양새다.

R&D 결과물이자 신규사업 실마리인 국내 특허 등록 건수는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3년 11만8627건, 2014년 12만638건이었던 특허·실용신안 등록 건수는 2015년 9만3307건, 2016년 9만8245건으로 9만 건대로 내려앉았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