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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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이 선정한 올 상반기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투자상품은 원유펀드 등 원유 관련 상품군이다. 바이오업종이나 미국 등 선진시장에 대한 투자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PB들은 공통적으로 분산투자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했다.

상반기 ‘알짜’는 원유 관련 상품군

김은정 신한PWM 분당센터 팀장은 올 상반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으로 유가펀드와 원유상장지수펀드(ETF)를 꼽았다. 연초에 비해 최근까지 20%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개월 수익률만 8%에 달했다.

김 팀장은 “미국이 이란핵협정(JCPOA)에서 탈퇴한 뒤 글로벌 원유공급 부족 사태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지속적인 유가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이슈 발생으로 인한 상승세인 만큼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가 적합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최근 1년 수익률이 17.45%인 글로벌 초우량주식펀드, 연 환산수익률이 9.68%인 헤지펀드혼합투자신탁 역시 ‘상반기 알짜상품’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성아 KEB하나은행 클럽원PB센터 PB부장 역시 원유 및 원자재 관련 상품의 올 상반기 수익률이 가장 우수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커버드콜 펀드, 미국 소비경기 관련 상품도 주목할 만한 수익률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 부장은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이 횡보했기 때문에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을 얻고, 하락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풋옵션을 매수하는 이 같은 전략의 펀드 수익률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현식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은 국내 건설 및 바이오업종 ETF, 국내 중소형펀드 등을 상반기 수익률이 우수한 상품으로 지목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보라매지점 부지점장은 에너지·바이오·헬스케어업종 펀드,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 중국본토 투자 등의 성과가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투자시장, ‘트럼프발 이슈’로 불확실

하반기 투자시장에 대해서는 상반기보다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PB들의 공통된 답변이다. 조현수 부지점장은 “미국 경제지표와 금리인상 여부, 글로벌 경제 성장률, 각종 국내외 정치 리스크 등으로 하루하루 전망이 다를 정도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미국 국채금리가 연 3.5%를 초과하게 되면 신흥국 시장의 투자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이를 고려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식 PB팀장 역시 “6월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북 정상회담, 미·중 무역분쟁 등 소위 말하는 ‘트럼프발(發)’ 이슈가 있다”며 “이 같은 이슈가 매듭지어져야 금융시장도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분산형 포트폴리오 전략을 안고 가야 한다는 게 PB들의 설명이다. 이성아 PB부장은 “국내 주식형 상품 중에서 시가총액이 큰 반도체·정보기술(IT) 업종의 비중이 높은 상품과 미국의 금융·소비주 등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은정 팀장은 달러 환헤지 프리미엄을 통해 7%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달러주가연계증권(ELS),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을 고려한 코스닥벤처펀드, 중국·베트남 신흥국 펀드 등을 하반기 유망 상품으로 꼽았다. 김 팀장은 “특히 베트남은 연초 이후 22% 상승한 뒤 지난 4월부터 몇 차례 급락 중인 상황이지만 시장 전망 자체는 좋아 현재 가격이 매력적이라고 본다”며 “중국은 최근 미·중 무역마찰로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데 중국의 글로벌 기업 수익이 매우 좋기 때문에 역시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수 부지점장은 ELS와 인공지능(AI) 기반 운용펀드 등을 추천했다. 김현식 PB팀장은 국내 중소형 가치주 펀드, 반도체·헬스케어 ETF, 코스닥벤처펀드 등을 하반기 유망 상품으로 선정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