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은 오프라인 유통회사들의 온라인 시장 확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강자들이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면서 e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어서다.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신세계다. 정용진 부회장은 연내 글로벌 투자회사에서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받아 다른 e커머스 기업을 인수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연내 백화점, 이마트 등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별도로 떼어내는 물적 분할도 한다. 현재 ‘쓱닷컴’이란 이름으로 각 계열사 온라인 사업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설법인을 만들어 사업부까지 통합하면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설법인은 투자회사 BRV캐피털, 어피니티 등에서 1조원 이상을 투자받는다. 신세계는 2023년까지 온라인에서만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작년 신세계그룹 온라인 사업 매출은 2조원 정도다.

오프라인 1위 롯데도 지난달 ‘3조원 투자’ 계획과 온라인몰 통합을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롯데는 3800만 명의 롯데멤버스 회원, 1만10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세우고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점포를 넘나드는 새로운 유형의 옴니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롯데가 막강한 자금력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 별도 정보기술(IT) 법인인 현대 IT&E를 신설하는 등 IT와 유통을 결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집에서 메이크업을 체험해보거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등의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