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출하량이 지난해 세계 2위에서 올해 4위로 떨어졌다. CATL과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의 약진에 따른 결과다.

5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지난 4월까지 4개월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을 집계한 결과 LG화학이 4위, 삼성SDI가 6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관련 시장을 개척해온 일본 파나소닉이 1위를 지킨 가운데 중국 CATL이 2위, BYD가 3위를 차지했다. 5위는 닛산이 중국에 매각한 AESC에 돌아갔다.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38.9% 많은 1.671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한층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CATL의 출하량은 630㎿h에서 2.274GWh로 네 배 가까이로 뛰었다. BYD 역시 618㎿h에서 세 배 가까이로 늘어난 1.735GWh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삼성SDI의 출하량은 지난해 598㎿h에서 올해 879㎿h로 47%가량 늘었다. 세계 1위 파나소닉도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점유율은 31.4%에서 21.1%로 급락했다.

SNE리서치는 “중국 내 전기 버스와 트럭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이에 따른 수혜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2013년 1만4600대에서 지난해 56만9000대로 빠르게 늘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며 이 같은 시장 성장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한국 배터리업체의 점유율은 하락 추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