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육성 막는 낡은 규제 혁파해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5일(현지시간) "지금이야말로 일자리 정책의 초점을 '창업을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에 맞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신산업 육성을 막는 규제 혁파를 주장했다.

손 회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제107차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여성의 일자리 불평등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안하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더 많은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을 포함한 새로운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세계 경기는 나아지고 있지만,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효율성 향상과 전반적인 공급 과잉으로 기업에서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자리 정책의 방점을 창업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손 회장은 "신산업 육성과 신생기업 출현을 저해하는 낡은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이 노동시장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2017년 기준 한국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는 4.7년인데, 이는 7.2년인 남성의 6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10년 이상 장기경력자 비중도 남성이 41%인 데 비해 여성은 23%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이런 차이의 주요 원인으로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이 있다"며 "무엇보다 기업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적극적으로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어 "'동일가치 근로에 대한 남녀 간 동일 보수' 원칙을 실현하려면 성과와 직무가치를 중심으로 보상할 수 있는 임금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100인 이상 기업 중 64%가 여전히 근속연수에 따라 매년 임금이 자동 상승하는 연공형 임금 체계를 갖고 있는데 이는 남녀 간 근속연수 차이 등이 고스란히 임금 격차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손 회장은 지적했다.

손 회장은 "최근 한국 기업들은 미래 경쟁력 확보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여성 임원의 비중을 늘리는 등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자발적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ILO에서도 양성평등에 대한 최상의 제도를 발굴·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