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은 기존 증권 위탁매매 영업점을 상당수 없애고 은행과 연계한 복합자산관리(WM)센터로 개편하기로 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계열사인 KB증권 영업점 대부분을 국민은행과 연계한 복합WM센터로 바꾸기로 하고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정보기술(IT) 발달로 주식과 채권 매매를 위해 증권사 영업점을 찾는 손님은 사라지고 있다”며 “KB증권 점포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은행과 증권 자산관리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통합형 점포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KB증권 점포는 102개이며 복합WM센터는 50개다. KB금융은 복합WM센터를 올해 말까지 65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점포 개편작업은 인근에 국민은행 점포가 있어 통합 운영이 쉬운 점포 순서대로 진행된다.

KB금융, 증권 점포 대다수 은행 연계 자산관리센터로
KB금융이 KB증권 점포를 획기적으로 고치는 것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영업만으로는 수익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KB증권의 전신인 현대증권이 전통적으로 브로커리지 영역이 강했지만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에 국민은행과의 자산관리(WM)부문 협업이 대안으로 나왔다. 국민은행과 한 점포를 쓰면 기존 은행의 WM고객을 대상으로 브로커리지 영업을 할 수 있고, 반대로 국민은행은 증권사 브로커리지 고객을 대상으로 WM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국민은행 창구에서도 KB증권 상품을 안내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 등록이 되지 않아 해당 상품을 판매할 수 없어서다. 은행 직원들은 고객에게 인근 KB증권 점포 위치를 안내하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KB금융은 은행과 증권을 연계한 복합WM센터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2016년 말 24개에 불과했던 복합WM센터를 지난해 말 50개로 늘렸고, 올해 말에는 65개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2020년이면 KB증권 영업점의 상당수가 복합WM센터로 탈바꿈한다.

KB금융 내부적으로도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KB증권 전 직원 및 국민은행 기업투자금융(WM·CIB) 직원들은 오는 10일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 입주를 마친다.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면서 WM 및 CIB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KB자산관리센터에서는 ‘은행·증권 겸임 직원’까지 탄생했다.

복합WM점포는 전 은행권에서 늘어나고 있다. 기업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올해 말 이 점포를 각각 20개, 26개로 확대한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