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식시장에서 월드컵 관련 종목의 최근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못한 상황이다.

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관련주로는 현재 광고와 방송, 통신, 요식업 등에 속한 종목이 꼽힌다.

그러나 최근 2주간 해당 종목이 보인 '득점력'은 빈약했다.
이제 열흘 뒤인데…시장 반응 시큰둥한 월드컵株
먼저 광고업체 이노션은 지난달 21일 6만7천900원에서 이달 1일 6만5천400원으로 주가가 3.68% 하락했다.

이노션은 모기업이자 주요 광고주인 현대차가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스폰서여서 활발한 마케팅 활동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돼왔지만 최근 주가 움직임은 지지부진하다.

이노션과 함께 국내 광고업의 양대 산맥인 제일기획도 같은 기간 주가가 1.98% 내렸다.

게다가 월드컵 경기 중계사 중 한 곳인 SBS와 지주사인 SBS미디어홀딩스는 각각 6.27%와 4.55% 하락했다.

S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 3사에 방송회선을 단독으로 제공하는 LG유플러스도 같은 기간 주가가 1만2천750원에서 1만1천900원으로 6.67%나 내렸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경기가 러시아와의 시차로 야간에 열려 '치맥' 관련 종목도 수혜를 볼 것으로 지목돼왔지만 아직은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치킨' 판매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하림은 0.14% 오르는 데 그쳤고 '맥주'의 하이트진로는 오히려 2.65% 내렸다.

한국 대표팀 경기는 18일 오후 9시 스웨덴전을 시작으로 24일 자정 멕시코전, 27일 오후 11시 독일전 등 3차례가 일단 예정돼 있다.

월드컵 관련주 중 최근 2주간 제대로 오른 종목은 인터넷 방송 업체 아프리카TV 정도로 27.39% 상승했다.

아프리카TV는 러시아 월드컵 전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제 열흘 뒤인데…시장 반응 시큰둥한 월드컵株
월드컵 관련주에 대한 시장 반응이 이처럼 시큰둥한 이유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등 주목도가 높은 정치·외교 이슈가 시민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탓도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치 이슈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 아직 '월드컵 효과'가 본격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오는 14일 월드컵이 시작하면 관련주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디어의 경우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 손실을 본 '트라우마'가 있다"며 "광고 매출 등으로 실적이 개선되기는 하겠지만 흐름은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