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연구원에선 10만명대 전망도…정부목표 32만명서 하향조정할듯

정책팀 = 국책연구기관을 비롯한 경제전망기관들이 올해 취업자 증가폭 전망치를 20만명대 초중반 수준으로 잇따라 낮추고 있어 정부도 고용목표치를 하향 조정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31만6천명에 달했던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들어 4월까지는 월평균 16만8천명에 그치며 20만명 선을 밑돌았다.
취업자 증가폭 전망치 20만명대 대세… 정부 고용목표치 낮추나
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연초 제시했던 올해 신규 고용목표치 32만명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경제전망 기관들은 일제히 올해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대 초중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10만명대로 전망치를 낮춘다는 기관도 있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다음 주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취업자 증가폭 전망치를 10만명대로 하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건설경기 부진, 이에 따른 경기악화로 올해 취업자 증가폭은 20만 명대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정전망에 이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2018년과 2019년의 취업자 증가폭은 20만명대 중반과 초반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전망한 30만명 내외보다 크게 낮춰잡았다.

15세 이상 인구 증가폭의 빠른 둔화와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을 하향조정 원인으로 지목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초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는 20만명, 하반기에는 21만명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장 1분기에만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4만7천명 줄어드는 등 고령화 영향이 본격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지난해 10만명 이상 취업자가 증가했던 건설업에서도 고용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 대비 16% 이상 상승한 것도 고용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중기적으로도 고령화 효과가 점차 커지면서 고용둔화 추세가 심해질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2018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취업자가 1년 전보다 26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1월 전망(30만명)보다 4만명 깎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33만4천명이었던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폭은 2월 10만4천명, 3월 11만2천명, 4월 12만3천명으로, 지난 1∼4월 평균 16만8천명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31만6천명의 절반 수준이다.

문제는 기저효과 등으로 5월까지는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대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상반기를 이같이 부진하게 마무리한다면, 정부가 내세운 목표치 달성은 불가능하다.
취업자 증가폭 전망치 20만명대 대세… 정부 고용목표치 낮추나
한 민간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내세운 고용목표치 32만명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분명해,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실제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대로 고꾸라질지 20만명대를 유지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통상 상반기를 마무리하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연초 목표치를 수정해왔다.

이번에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3.0%로 그대로 두고, 고용목표치만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별도로 발표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말 제시했던 전망치 수정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