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신규 사업자 후보가 신라면세점(호텔신라)과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 두 곳으로 압축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1여객터미널 동편 향수·화장품 판매 지역(면적 1324㎡)과 탑승동 면세점 전체(4767㎡)로 이뤄진 DF1 구역, 피혁·패션 판매가 가능한 DF5 구역(1814㎡)에 대한 사업자 평가를 종합한 결과 두 구역에서 모두 신라와 신세계를 복수 후보로 선정했다고 31일 발표했다.

공항공사가 관세청에 이들 두 기업을 통보하면 관세청이 최종 사업자를 뽑게 된다. 한 기업이 두 구역 모두를 가져갈 수도 있고, 한 구역씩 나눠 가져갈 수도 있다.

이번 새 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기존 사업자 롯데면세점이 과도한 임대료를 이유로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면서 시작됐다. 입찰에는 신라와 신세계뿐 아니라 기존 사업자 롯데, 두산도 참여했다. 공항공사가 임대료 최저 보장액을 기존 대비 30~48% 낮추자 사업성이 좋아졌다고 업체들은 판단했다. 최근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조금씩 풀리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었다.

입찰에 참여한 4개 기업은 앞서 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보장액을 제시하고 운영 계획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롯데는 사업권을 반납한 이력이 있어 감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공항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국내 면세점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국내 1위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이 구역에서 약 87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 전체 매출(6조600억원)의 약 15%를 올렸다. 단숨에 매출 8700억원이 사라지면 롯데의 시장 점유율은 약 42%에서 36%로 낮아진다.

이에 비해 작년 매출 3조4500억원을 기록한 2위 신라면세점이 두 구역 모두를 확보하면 점유율이 30% 안팎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점유율 12%가량인 신세계가 사업권을 확보하면 2위 신라와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