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편성 효과 있는데도
올 성장률 전망 2.9% 유지
내년엔 2.7%로 하락 예상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사실상 하향 조정했다. 3조8317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성장률 제고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전망치와 같은 수치를 내놨다. KDI는 “성장세 저하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했음을 기정사실화했다.

국책연구기관 KDI도 '경기 하강' 인정

KDI는 31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KDI는 지난해 12월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도 올해 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추경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였다. KDI가 올해 추경 집행에 따른 성장률 제고를 0.1%포인트로 예상한 만큼 결과적으로 그만큼 하향 조정한 셈이다. 정대희 KDI 연구위원은 “원화가치 상승이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유가도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올라 추경으로 인한 성장률 제고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경기가 갈수록 하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반기별 전망치로 상반기 2.9%, 하반기 2.8%를 제시했다. 내년에는 더욱 떨어진 2.7%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내년 전망치(3.0%)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KDI는 반도체 투자 증가세 둔화로 설비투자 증가폭이 올해 3.5%에서 내년 1.0%로 축소되고, 건설투자는 주택경기 하강으로 올해 -0.2%에서 내년 -2.6%로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국내 제조업 경기의 개선 추세가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성장과 관련한 구조적 문제, 특히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가시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취업유발 효과가 높은 서비스업의 본격적인 개선도 지연되면서 고용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KDI는 이에 따라 당분간 거시경제정책을 완화적 기조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과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대외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기조를 당장 긴축적으로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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