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복판에 연두 스튜디오… '우리 맛' 세계무대 데뷔의 해"
국내 최장수 식품기업 샘표가 순식물성 발효 조미료인 ‘연두’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박진선 샘표 사장(67·사진)은 30일 서울 충무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는 7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문을 여는 ‘연두 스튜디오’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샘표의 맨해튼 연두 스튜디오는 서울 본사의 ‘샘표 우리 맛 공간’처럼 전문가와 일반인이 함께 모여 음식을 배우고 체험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곳으로 사용된다.

박 사장은 “연두는 세계 모든 음식의 레시피에 어울릴 수 있는 프리미엄 조미료”라며 “조만간 유럽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샘표의 연두 스튜디오 개관은 전통 장을 연구해온 노하우로 세계를 놀라게 하려는 ‘우리 맛 프로젝트’의 결실로 평가된다. 1945년 설립된 샘표는 전통 발효식품인 간장 된장 등 장류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연구개발(R&D)비 비중은 매출의 4~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2010년 출시된 100% 콩 발효액인 ‘연두’도 R&D에 집중한 성과였다. 연두는 화학 조미료가 지배하던 시장에 순식물성 발효 조미료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3세 오너 경영자인 박 사장이 1997년 취임 후 회사의 체질 개선과 우리 맛의 세계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세계 최초 요리과학연구소인 스페인 알리시아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엔 ‘샘표 우리 맛 연구중심’이란 조직을 꾸렸고, 그 아래에 ‘우리 맛 연구팀’이라는 전담 부서를 뒀다. 연구원 셰프 식품공학자 영양학자 등 4개 분야 140여 명이 참여했다.

이를 통해 ‘씀바귀 우유 된장 푸딩’ ‘곰취 모히토’ ‘표고버섯 자루 무침’ 등 쉽고 다양한 레시피가 탄생했다. 새로 만든 레시피와 식재료에 대한 연구 결과는 충북 오송의 R&D센터인 ‘우리발효연구중심’으로 전해져 상용화 단계를 거친다.

샘표는 지난달 본사 ‘샘표 우리 맛 공간’에 삼성전자와 손잡은 ‘삼성 쿠킹스튜디오’를 열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 사장은 “미국은 요리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샘표는 전통 장류를 연구한 노하우가 있고, 삼성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협업이 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