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한미경제학회-한미재무학회 공동 심포지엄

55세 이상 고령층의 주택담보대출 급증이 향후 주택시장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3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연구원과 한미경제학회, 한미재무학회 공동 주최로 한 '가계부채와 경제 정책' 심포지엄에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주택담보대출을 가장 많이 늘린 그룹은 55세 이상 고령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차주별 주택담보대출 잔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고령층 그룹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전체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의 두 배 수준이었다.

55세 이상 고령층은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한 차주 그룹으로, 차후에 주택자산을 유동화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들이 추후 특정 시점에 한꺼번에 주택자산을 유동화할 경우 주택시장에 부담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고령층 차주가 연체할 경우 연체 잔액 증가 정도가 다른 연령층보다 크고 연체 기간도 길다는 점도 우려되는 점으로 꼽혔다.

박 위원은 "고령층은 은퇴 등의 이유로 현금흐름이 취약하다 보니 타 연령대와 비교하면 연체 후 회복이 쉽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20년 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택보유율이 요동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마은성 텍사스 농공대 박사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1970년대부터 1995년까지 주택보유율은 64%를 안정적으로 유지했지만 2005년께 70%로 치솟았고 2015년에는 다시 64%로 떨어졌다"며 "특히 젊은 층이 (주택보유율 변동이) 컸고 나이 든 층의 경우 변동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또 집 보유율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보다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제한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최환식 뉴욕주립대 빙엄턴 캠퍼스 부교수는 '신용카드 부채 수수께끼와 비인지역량' 발표를 통해 성격 특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보통예금에 돈이 있으면서도 고금리 신용카드 부채를 동시에 보유한 차주의 특성을 경제적인 면이 아니라 심리학적인 면에서 조명한 것이다.

최 부교수는 심리학에서 5대 성격으로 꼽는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증을 따져 신용카드 부채와 보통예금 등 낮은 수익성 유동자산을 동시 보유하는 경우를 분석했다.

최 부교수는 "친화력이 높고 내향적이며 불성실한 가장은 신용카드 부채와 저수익 자산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심포지엄 주제인 가계부채는 수년째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문제다.

손상호 금융연구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경쟁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쳤고 글로벌 자금 공급 증가로 신흥국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며 "몇몇 신흥국과 달리 한국은 다행히 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적정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령층 주택담보대출 증가, 주택시장에 부담될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