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증시에 상장된 일본 기업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한국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지난해 ROE는 9.73%였다. 미국과 유럽 우량기업은 보통 15%가 넘는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금융회사를 제외한 도쿄증시 1부 상장기업의 2017년 ROE가 10.4%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일본 상장기업의 평균 ROE가 10%를 넘은 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2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상장기업의 ROE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0.6%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해외 시장 개척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 체질을 개선하면서 ROE가 급격히 높아졌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경쟁력 있는 사업에 집중한 미쓰비시전기는 ROE가 2016년 12.97%에서 지난해 17.71%로 뛰었다. 흑연전극을 생산하는 도카이카본의 ROE는 이 기간 -6.88%에서 9.98%로 급반전했다. 엔고(高)에 대한 일본 기업의 내성도 커졌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20년 전에는 달러당 엔화 가치가 1엔 높아지면 주요 상장기업 영업이익이 1.4% 감소했지만 최근에는 감소폭이 0.4%로 줄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