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멘 등 해외주재원 자녀들에게 그림책으로 한글 가르치는 곽민수 작가

“여러분 중에 모기 좋아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전부 다 싫어하죠.”

“그래서 어떤 분이 아주 센 모기약을 발명했답니다.”

어린이들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독일 브레멘 한글학교에서 지난 25일 진행된 한글수업이다. 수십명의 학생이 모인 이날 수업은 동화극으로 꾸며졌다. 한국에서온 어린이책 작가 곽민수씨가 강사다.

곽씨의 손에는 각종 소품이 들려있었다. 그가 직접 만든 모기, 도마뱀, 고양이, 쥐 인형 등이다. 이를 활용해 1인극 공연을 펼쳤다.

“어떤 섬에서 초강력 모기약을 먹은 모기가 죽자 먹이가 사라져 도마뱀과 고양이가 차례로 죽게 됐습니다.”

아이들의 눈이 또다시 동그래졌다. “그래서 쥐들이 들끓자 다시 이 섬의 사람들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고양이를 들여왔습니다.”
지난 19일 뒤셀도르프 한글학교에서 곽민수 작가가 한인자녀들을 상대로 강연하고 있다./ 곽민수 작가 제공

지난 19일 뒤셀도르프 한글학교에서 곽민수 작가가 한인자녀들을 상대로 강연하고 있다./ 곽민수 작가 제공

곽 작가는 역사 인권 환경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고 지난 10년동안 12권의 어린이책을 출간했다. 이중 ‘아주아주 센 모기약이 발명된다면’은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이다. 무분별한 환경파괴가 불러올 부작용을 설명하는 책이다.

그는 이 책으로 한국내 여러 도서관과 학교에서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을 지도했지만 이번엔 유럽 투어에 나섰다. 기자와 이메일로 인터뷰한 곽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한글공부가 신나고 즐거운 시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1인 그림책공연을 기획했다”며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1시간 30분 정도 이어진다. 아이들을 공연에 참여하고 질문과 발표 시간도 갖는다. 참여학생은 대부분 한인 동포나 주재원 자녀들이다. 한인과 현지 유럽인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도 있다.

그는 “한글을 공부하고 있는 해외 어린이들에게도 소중한 경험을 나누어 주고 싶어 이번 투어를 하고 있다”며 “연극을 좋아하고 아마추어 직장인 극단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어 1인극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독일 뒤스부르크를 시작으로 뒤셀도르프 브레멘 등 유럽 7개 도시 한글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이 투어는 룩셈부르크를 거쳐 6월 9일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끝난다.

곽 작가는 “기회가 닿는 대로 더 많은 한글학교를 찾아가고 싶다”며 “오는 12월에는 어린이책 작가들이 참여하는 인도의 스토리텔링 축제에 참여할 예정이고 미국과 싱가포르 등 다른 지역의 한글학교도 찾아가려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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