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사람을 뽑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지방에 있으면 인재를 확보하는 일이 더 어렵다. 대기업을 제외하면 이공계 석·박사의 ‘남방한계선은 수원’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경북 상주에 있는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촉매제 제조업체 나노는 예외다. 이 회사는 주요 연구직과 관리직의 절반가량이 석·박사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신동우 대표를 비롯한 4명의 임원은 모두 무기재료공학 박사다. 과장급과 관리직에도 공학과 경영학 석사가 줄줄이 있다.

지방 도시 상주에 있는 나노가 이런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가 직접 인력 양성에 나섰기 때문이다. 나노는 1999년 경남진주의 경상대 실험실에서 개발한 원료·소재 특허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창업했다. 이 대학 재료공학과 교수인 신동우 대표와 4명의 제자가 창업했다. 이론을 실제 제품으로 연결시키려면 후속 연구개발과 생산기술이 중요했지만 이를 맡을 인력이 부족했다.

신 대표는 “국내에서 처음 사업화에 나선 만큼 경험있는 기술자가 없었고 외부 인력을 유치하기도 어려웠다”며 “산업 특성상 고학력 엔지니어가 요구돼 창업 초기부터 자체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년간 나노의 석·박사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위를 취득한 임직원은 총 14명”이라며 “연구직·관리직 등 핵심인력은 본인이 원하면 회사 지원으로 공학 및 경영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기술분야 임원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특정 분야를 선택해 학위를 취득하게 했다. 처음에는 경상대 출신이 많았지만 회사를 상주로 옮긴 뒤엔 경북대 등으로 다양해졌다.

케임브리지대 재료공학 박사인 신 대표는 “이들의 노력 덕분에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소재를 개발해 화력발전소와 선박용 디젤엔진에 공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이 프로그램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