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부영 지부장 등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모습. (사진=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하부영 지부장 등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모습. (사진=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28일 임금협상과 무관한 정치 파업을 벌인다. 지난 25일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에 반발하는 민주노총의 총파업 지침에 따라 2시간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오전 6시45분 출근해 오후 3시30분 퇴근하는 1조 근무자는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파업한다. 오후 3시30분부터 일하는 2조 근무자는 파업하지 않는다. 나머지 일반직은 오후 3시부터, 상시 주간조는 오후 2시50분부터, 상시1조는 오후 1시35분부터 각각 2시간씩 파업 일정을 잡았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최저임금에 상여금과 각종 수당이 산입되면 이후 대기업에도 신임금체계가 도입돼 임금 삭감을 불러온다"며 최저임금법을 개악으로 규정했다.

노조 측은 "날치기로 통과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최저임금법은 정기상여금은 물론 복리후생비까지 전부를 포함시킨 최악의 전면 개악이다.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현대차 노조의 쟁의가 근로조건과 무관한 파업일 뿐 아니라 합법적인 파업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파업이란 점에서 비판도 나온다.

불법파업이란 현행법상 정당성을 갖지 못한 파업을 말한다. 근로자 파업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쟁의 주체가 노동조합이어야 하고 쟁의 목적이 근로조건 등의 경제적 지위향상과 관련된 사항이어야 한다. 또 찬반투표, 조정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쟁의 목적이 정치적이거나 동조성격인 경우 현행법상 모두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래서 이날 현대차 노조의 쟁의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금번 불법파업에 대해 원칙대로 민형사상 고소고발 등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정기상여금 중 월 최저임금의 25% 초과분과 복리후생비(식대, 교통비 등) 중 월 최저임금의 7% 초과분을 내년 최저임금에 산입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4년에는 모든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개정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최저임급법 개정에 반대하는 민주노총은 저임금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회 환노위는 연봉이 약 2400만원 이하인 저소득 근로자들은 이번 개정안에서 제외돼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급여 수준이 낮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가 사정이 좋지 않아 임금을 동결시키면 회사 입장을 따른다. 연봉 수준이 높은 대기업 노조가 일방적인 임금 인상만 요구한다면 '귀족노조'라는 꼬리표를 떼긴 어렵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