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국면 판단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경기 회복세 지속이 어렵다는 민간연구소의 경고가 나왔다. 경기 상승 요인보다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내수, 수출, 고용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대외 여건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7일 ‘2018년 하반기 경제 이슈’를 통해 “최근 경기 흐름에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고 향후에는 경기 상승 동력보다 하강 리스크가 더 많아 보인다”고 밝혔다. 하반기 경기가 침체기로 진입한 것 아니냐는 논쟁이 빚어질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소득주도 경제정책의 효과가 나타나야 할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경기 논란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의미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의 심각한 둔화, 경제주체들의 비관적 경기 판단, 경기 수축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등을 고려하면 경기 회복세가 앞으로 지속할 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해온 민간소비 증가세가 꺾일 수 있고 일부 업종에 의존한 수출의 취약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점도 하반기 경기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해 4분기 이후 둔화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했다. 또 신규 취업자 수가 급감하며 가계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가계부채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가운데 시장 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하는 점도 소비를 짓누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에 편중된 수출구조 역시 우려 요인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2016년 12.6%에서 올 1∼4월 20.1%로 상승했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증가율은 올 1∼4월 전년 동기 대비 0.4%에 그쳤다. 미·중 무역갈등,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으로 수출 경기도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고용 개선도 쉽지 않다. 취업자 수 증가는 올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10만 명대 초반에 그쳤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집행,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 정책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 건설 경기 둔화 등 고용 시장 악화 요인이 만만치 않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지속할 전망이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하고 글로벌 경기 회복세 등으로 초과 수요가 계속될 수 있어서다. 또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발(發) 위기감이 고조되며 글로벌 경기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경기 판단에 얽매이기보다 경기 활성화 정책, 경제 구조 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적극적 고용 시장 정책 확대, 금리 인상 충격 완화 등으로 가계 소비 위축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수요가 늘어나는 신흥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고용·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높은 신성장 업종을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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