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식의 브렉시트 일어나도 이에 대응할 준비돼 있어"
"필요한 수단 갖고 있다…신중하겠지만 소극적이지는 않을 것"
영란은행 총재 "브렉시트로 혼란시 금리인하·양적완화 재개"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는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 협상 결렬 등으로 경제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금리인하·양적양화(QE)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카니 총재는 이날 런던에서 열린 '경제 전문가 모임(the Society of Professional Economists)'의 기조연설에서 "영란은행은 어떤 식의 브렉시트가 일어나더라도 이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카니 총재는 구체적으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된 이후 영란은행의 대응과 "정확히 같은 틀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투표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고 기업신뢰지수가 추락하자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를 0.25%로 낮추고 600억 파운드(한화 약 86조3천억원) 규모의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브렉시트가 원활하게 이행되면 영란은행이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 0.5%인 기준금리를 향후 수년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지만, 브렉시트가 무질서하게 이뤄지면 통화정책이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니 총재는 이같은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통화정책위원회(MPC)가 일자리와 경제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하는 기간을 어느 정도 용인할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정책 결정은 미리 예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란은행 총재 "브렉시트로 혼란시 금리인하·양적완화 재개"
일각에서는 그러나 현재 기준금리가 매우 낮은 상황에서 영란은행의 대응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카니 총재는 "우리는 필요한 수단을 갖고 있다"면서 "신중하겠지만 소극적이지는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영국 경제가 예상대로의 흐름을 나타낼 경우 영란은행이 향후 3년간 서너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 현재 0.5%에서 1.25∼1.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카니 총재는 만약 기업투자 등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면 "통화정책은 더 빨리, 더 많이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재는 아울러 브렉시트 협상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금융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을 갖고 있으며, 영국 내 대형 금융기관들 역시 유동성 등의 측면에서 이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