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30% 감축과 대조
미국이 유럽연합(EU)에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대미 수출을 10%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이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지난 3년간 평균 철강 수출량의 30%를 줄이기로 한 것에 비해 훨씬 좋은 조건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EU에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량을 2017년의 90%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쿼터를 설정하거나 관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3월 말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입 철강에 25%, 수입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한 뒤 관세 면제 조건을 놓고 EU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제시한 최종 협상 시한은 6월1일이다.

EU는 최근 자동차 등 미국산 제품의 유럽 시장 접근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이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쿼터를 설정해 수출을 줄이는 방안을 배제하고 있으며 미국이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매기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브리핑에서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량을 제한하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6월1일로 정해진 유예 기간을 추가 연장하지 않을 것이란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EU 내에선 대응 방안을 놓고 균열이 감지된다. 장 바티스트 르무안 프랑스 국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면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EU는 대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부 장관은 “우리는 무역 전쟁을 피하고 싶다”며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보복하면 미국 시장에서 유럽산 자동차 관세를 올리겠다고 밝혀왔다. 미국에 수입되는 유럽 차는 대부분 독일산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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