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는 박현주 회장을 해외 사업 전략에 주력하는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Global Investment Strategy Officer)에 선임했다고 23일 밝혔다.

박 회장은 "국내 경영은 전문가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계열사 부회장과 대표이사가 책임 경영하고, 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국내 경영은 주요 계열사 부회장과 대표이사에게 맡기고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한다는 게 2년 전 미래에셋대우 회장 취임 당시부터 밝혀 온 박 회장의 구상"이라며 "2년 임기가 끝나면서 GISO로 선임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0개국에 14개 거점을 둬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해외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현지법인의 자기자본 규모는 2조3천억여원, 직원 수는 700여명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미래에셋 지배구조 개편 등에 대한 정부의 압박에 2선으로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말부터 미래에셋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조사하고 있고, 금융당국은 지난달 25일 그룹 간 교차출자와 차입금을 활용한 자본 확충 등 6건의 사항을 지적한 바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국내 부문에서 2선으로 물러난다고 해서 공정위와 금융당국이 제기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2선으로 물러난다고 완전히 국내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도 아닐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난 3월 홍콩법인 회장에 취임한 것도 이번 글로벌경영전략고문 선임과 같은 맥락"이라면서 "지주사 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은 금융당국과 협의하며 성실하게 추진할 방침"이라고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2선 후퇴하나… "글로벌 경영 주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