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心 제대로 읽은 K뷰티, 세계 화장품 '대세' 되다
스페인의 한 피부과병원 관계자들이 며칠 전 한국콜마 공장을 방문했다. 미백, 진정 등 병원 판매용 기능성 화장품 제조 의뢰를 타진하기 위해서였다. 이 병원 관계자는 “천편일률적이던 스페인 화장품시장에서 K뷰티는 신선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제조 능력과 품질은 물론 색다른 아이디어를 갖춘 한국 화장품을 배우러 온 것”이라고 했다. K뷰티가 완제품뿐 아니라 제조기술 수출로 이어지고 있는 사례다.

K뷰티가 500조원 규모의 글로벌 화장품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1위 화장품업체 로레알그룹은 지난달 국내 화장품 브랜드 3CE를 보유한 스타일난다를 약 6000억원에 사들였다. K뷰티를 교두보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유니레버는 AHC를 보유한 카버코리아를 3조원에 인수했다.

K뷰티는 중국 동남아시아에 이어 미국 유럽 중남미 시장까지 본격 진출하면서 연간 수출액이 6조원에 육박한다. 최근 3년간 세 배가량 증가했다.

K뷰티 바람은 ‘창업 붐’으로 이어지면서 돈과 자금이 몰리고 있다. 매일 다섯 개 회사가 새로 생긴다. 포니, 이사배, 씬님 등 유명 뷰티 인플루언서가 등장하면서 5분 만에 국내외에서 1억원어치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화장품 제조 인프라와 아이디어, 마케팅 능력을 갖춘 K뷰티가 세계 화장품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