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감독제도 정비"…보험硏 "해외시장 진출에 정책적 지원해야"

우리나라의 재보험 시장 수지가 지난해 4천600억원 적자를 냈다.

1년 전보다 적자 규모가 358억원(8.4%) 늘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국내외 재보험 거래의 수지차(收支差)는 -4천641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재보험 거래로 해외 유출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해외 재보험 거래에 따른 수지차가 -4천188억원, 국내 재보험은 -453억원이다.

해외 수재(受再·재보험을 제공하고 보험료를 받음)는 4천199억원 흑자, 해외 출재(出再·재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냄)는 8천38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 수지차 적자(-4천188억원)는 손해보험사 일반보험(화재, 해상, 보증 등 기업보험)의 해외 수지차 적자(-2천932억원)가 대부분이었다.

이 가운데 코리안리 등 전업 재보험사의 수지차 적자(-1천851억원)가 많았다.

미국 허리케인과 홍콩 태풍 등 자연재해 발생에 따른 재보험금 지급과 재재보험 출재 증가 등으로 해외 수지 적자가 늘었다.

전업 재보험사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2천1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천64억원(32.9%) 감소했다.

보험영업이익이 장기·생명보험 수재 증가로 492억원(23.3%) 늘었지만, 투자이익이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탓에 1천646억원(78.1%) 줄어든 결과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재보험 거래 규모는 22조3천859억원(수재 보험료 10조2천791억원, 출재 보험료 12조1천68억원)이었다.

수재가 전년보다 7천687억원(8.1%), 출재는 9천96억원(8.1%) 증가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재보험 시장의 해외 수지차 적자가 커진 것은 고액 기업보험의 해외 출재가 주된 원인으로,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국내 보험사의 보유 비율을 늘리고 우량 해외 물건의 수재를 지원하는 한편, 위험 분산 효과가 낮은 해외 출재는 자제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재보험 모범규준이 폐기되고 나서 세부 감독규율이 없다"며 "국제적 정합성을 높이고 불합리한 업무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감독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김석영 연구위원과 이소양 연구원은 이날 '국내 보험산업의 해외재보험 손익 현황' 보고서에서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 재보험 시장 진출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코리안리가 중국 상하이 지점 설립 계획을 발표했으나, '사드 문제' 등으로 중국 당국의 허가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해외 재보험 시장 진출을 위한 전문지식 습득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국내 재보험 시장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사들은 시장 경쟁으로 요율 산출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