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의 품에 안기면서 이를 고대하던 SK하이닉스는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7일 “컨소시엄 파트너인 미국 베인캐피털을 통해 해당 사실을 통보받았다”며 “중국 정부의 결정을 환영하며 소기의 목적대로 도시바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낸드플래시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해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본격적으로 키우겠다"
중국 정부를 마지막으로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8개국 정부의 반독점당국이 매각 승인을 결정하면서 SK하이닉스의 도시바메모리 인수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중국 정부의 결정이 곧 ‘딜 클로징(매각계약 완료)’의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시바 인수 작업이 마무리됐지만 SK하이닉스가 당장 직접적인 이득을 얻는 것은 아니다. 계약 조건에 따라 도시바에 대한 경영 참여는 물론 도시바의 반도체 기술에 대한 정보 접근도 제한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전통적으로 약점을 갖고 있는 낸드 부문의 사업을 강화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해당 분야 기술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전체 수익에서 D램 비중이 90%에 이르는 SK하이닉스는 도시바가 강점인 낸드 분야의 기술력 확충이 절실하다.

투자에 따른 평가이익도 기대된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들던 지난해 초와 비교해 메모리반도체 시황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도시바가 기대 이상의 돈을 벌어들이면서 일본 내부에서도 도시바 매각 무용론이 제기될 정도다.

도시바메모리 매각은 도시바의 미국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가 1조엔(약 10조원)대 적자로 경영난에 빠진 데 따라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지난해 시작됐다. 도시바는 지난해 9월 말 한·미·일 연합과 협상진행 각서를 체결한 뒤 이사회를 열어 매각을 확정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