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운용자산 2천억弗로 확대…성과중심 보상체계 구축"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이해 상충, 법령 위반 여부 등을 감안해 엘리엇 펀드와 투자계약 해지를 검토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최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모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엘리엇 사태와 관련한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KIC는 2010년 대체투자 수단으로 헤지펀드 프로그램을 도입해 현재 엘리엇 펀드에 투자한 금액이 5천만달러(약 540억원)에 달한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을 추진 중이며 7천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요구한 상태다.

최 사장이 언급한 이해 상충은 이 부분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KIC는 기획재정부가 위탁한 75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김상준 부사장은 "한국투자공사의 스폰서는 정부이고 엘리엇이 정부에 뭔가를 내놓은 상황"이라며 "100% 이해 상충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사태의 전개방향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법령 위반은 검찰이 수사 중인 이른바 '5% 룰' 위반 여부와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3년 전 삼성물산 지분 매입 과정에서 발생한 엘리엇의 공시의무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KIC 사장 "이해상충 등 감안해 엘리엇과 계약해지 검토"
최 사장은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해 "헤지펀드에 위탁한 상황에서는 위탁운용사가 주주권을 행사하게 돼 있어 현대차에 투자한 엘리엇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현대차 그룹이 제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 입장이다.

최 사장은 2020년까지 250억달러 이상의 순수익을 내고 위탁자산을 늘려 운용자산을 2천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체자산의 비중을 현 14%에서 19%까지 늘리고 국내 연기금의 자산을 유치하는 노력을 벌이겠다고 했다.

지난해말 기준 총 운용자산은 1천341억달러로, 이중 위탁자산이 1천억달러, 투자수익이 341억달러다.

지난해 총자산 수익률이 16.42%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연환산 수익률은 5.99%다.

최 사장은 성과중심의 조직문화를 형성하고자 운용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업적급의 비중을 확대하고 그 차등 폭을 확대해 성과와 보상체계 간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수행 중인 조직 진단이 마무리되면 중장기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조직으로 재설계하겠다고 했다.

자산운용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식운용의 빅데이터 알파 전략 등 신규 전략의 도입, 외부환경 변화를 반영한 세계적 수준의 통합 투자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최 사장은 아울러 국부펀드로서 사회적 책임성을 강화하고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최근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해 글로벌 스튜어드십 코드를 차질없이 도입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를 조성하고 전문 위탁운용사를 통해 자금 집행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