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14일 출시한 소형 해치백 클리오 /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14일 출시한 소형 해치백 클리오 / 사진=르노삼성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온 국내 소형차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7년여 만에 굵직한 신차가 나오면서 경쟁이 재점화됐다. 상품성 개선 모델 등도 등판 채비를 마쳤다.

그동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빼앗긴 활력을 일부 되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14일 출시한 소형 해치백(후면이 납작한 5도어 차량) 클리오는 사전계약 기간 동안 1000대 가까이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7년여 만에 새로 나온 소형차인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차는 2010년과 이듬해 시장에 나온 현대자동차 엑센트, 한국GM의 아베오 이후 등장한 첫 번째 소형차다.

클리오가 잠재된 소형차 시장 수요를 건드리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도 상품성을 전반적으로 개선했다.

현대차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2018년형 엑센트를 내놨다. 2018년형 엑센트는 모든 트림(세부 모델)에 방향지시등이 내장된 사이드미러를 장착했다.

세부 모델별로 인조가죽 시트와 센터콘솔 등을 추가했다. 또 새로운 디자인의 16인치 알로이 휠과 열선 시트, 후방 주차 거리 경고, 무선 잠금장치를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소형차 뿐만 아니라 업무용 차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해외에서 완전 변경(풀 체인지)을 거친 신형 엑센트가 이미 공개된 상태다.

한국GM의 경우 상품성을 개선한 2018년형 더 뉴 아베오를 판매 중이다. 해치백과 세단형 두 가지가 있다.

1.4L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140마력과 최대 토크 20.4㎏·m의 힘을 낸다. 작은 차체에 충분한 성능을 갖춰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수입차 브랜드 푸조 208과 한국도요타의 소형 하이브리드카(HEV) 프리우스C 등도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신차가 등장하면서 소형차 시장의 부활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엑센트와 더 뉴 아베오 등은 SUV 열풍에 밀려나 판매 부진을 겪어 왔다.

‘국민차’라는 명성을 지닌 기아자동차 프라이드가 출시 30주년을 맞은 지난해 단종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른 소형차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엑센트는 지난해 7469대 팔려 전년 동기(1만2436대)보다 39.9% 뒷걸음질쳤다. 연간 판매 실적은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한 달치에 불과하다. 뉴 아베오의 경우 이 기간 23.5% 감소한 1213대가 팔려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출시로 국내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소형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완성차 업체의 꾸준한 신차 출시와 확실한 가격 경쟁력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2018년형 엑센트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2018년형 엑센트 / 사진=현대차
한국GM의 소형차 아베오 / 사진=한국GM 공식 홈페이지
한국GM의 소형차 아베오 / 사진=한국GM 공식 홈페이지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