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광고 대박난 SK하이닉스
반도체들의 졸업식이 열린 어느 날. 학교를 떠나는 반도체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길 기다리고 있다. 어느 기기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인공지능(AI)으로 배치 받은 동료들은 기뻐하고, PC방으로 가라는 지시를 받은 동료는 좌절한다. 드디어 주인공 차례.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눈을 감는다. “HY310 반도체, 너는 우주로 가라!” 동료 반도체들의 환호와 함께 화면은 우주로 바뀌고, ‘SK하이닉스, 안에서 세상 밖으로’라는 문구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방송 광고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 말 공개된 이 광고는 보름 만인 14일 유튜브와 페이스북 조회수 합산 765만 뷰를 돌파했다. 광고업계에서는 조회수가 200만 뷰 이상 나오면 ‘SNS 히트작’이라고 본다. 광고 제작사인 이노션 관계자는 “이런 속도라면 곧 1000만 뷰를 넘어설 것”이라며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의 광고가 이렇게 ‘메가 히트’를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B2B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젊은이들을 겨냥한 광고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반도체업계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인력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기 SK하이닉스 홍보담당(상무)은 “실력 있는 인재들이 SK하이닉스를 ‘젊고 일해 보고 싶은 회사’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