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파밸리서 '오리' 찾으면 실패 없어… 덕혼은 40년 혁신 산물"
와인업계엔 ‘나파밸리에 가면 오리부터 찾으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선택해야 할 때 실패하지 않는 방법 중 하나가 와인병 레이블에 그려진 오리 그림을 찾으라는 것. ‘덕혼와인컴퍼니(DWC)’의 대표 와인인 ‘덕혼 쓰리팜스 빈야드 멀롯 2014’는 지난해 세계적인 와인 전문지 와인스펙테이터가 선정한 ‘올해의 100대 와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와인을 개발한 수석 와인메이커이자 DWC의 부사장인 닐 버나르디(사진)는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와 만나 “멀롯을 주품종으로 만든 와인으로는 와인스펙테이터 역사상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덕혼(Duckhorn) 부부가 와이너리를 개발한 초기의 철학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와인메이커팀의 열정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며 “덕혼은 훌륭한 와인은 훌륭한 품질의 포도에서 나온다는 단순한 진리를 철학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DWC는 와인 핵심 산지에 땅을 산 뒤 양조장을 짓고, 현지 사람들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각각의 와이너리를 성장시켜 왔다. 와인 원액만 사서 레이블만 붙여 파는 다른 업체와는 다른 점이다.

덕혼은 한국 시장에 2002년부터 판매됐다. 2010년부터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지난 8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24%. 2010년 연간 판매량이 4500여 병이었으나 지난해 2만 병 넘게 팔렸다.

그는 “봄에는 물, 여름에는 수확량을 걱정하고, 가을에는 와인을 담그느라 쉴 틈이 없다”며 “좋은 와인들이 나오기까지는 10년 뒤를 내다보는 믿음과 철저한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만든 ‘덕혼 쓰리팜스 빈야드 멀롯’은 올초 국내에 총 60병이 수입돼 모두 판매됐다. 올해는 미국 피노 누아(정통 최고급 적포도주를 만드는 포도 품종) 와인의 대가 조시 젠슨이 개발한 ‘칼레라 샤도네이’와 ‘칼레라 센트럴 코스트 피노 누아’ 등이 수입된다.

DWC는 1978년 댄 덕혼과 마거릿 덕혼 부부가 설립했다. 나파밸리 최초의 싱글빈야드 멀롯 와인을 만든 혁신적인 와이너리다. 현재 미국 결혼식 와인으로 1위에 오른 ‘패러덕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만찬 와인으로 유명해진 피노 누아 ‘골든아이’, 캘리포니아의 로마네 콩티로 불리는 피노 누아 ‘칼레라’ 등의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다.

글=김보라/사진=신경훈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