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주춤해졌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대출 요건이 까다로워진 주택대출에서 신용대출로 자금 수요가 이동하면서 지난달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폭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타대출은 2조7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이 200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해 발표한 이후 4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상가·오피스텔 등), 예·적금 담보대출, 주식 담보대출 등을 말한다. 절반 이상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이다.

이처럼 기타대출이 급증한 건 정부 정책과 관련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로 주택대출이 어려워지자 소비자들이 신용대출 또는 마이너스통장 대출로 주택 관련 자금의 부족분을 채우고 있다.

이에 비해 규제 문턱이 높아진주택대출 증가폭은 줄었다. 지난달 증가액은 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기준으로 2014년(1조7000억원) 후 최소다. 지난달 주택 매매 거래도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약 6000가구에 그쳤다. 주택대출과 기타대출을 더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5조1000억원으로 전월(4조3000억원)보다 증가했다. 주택대출은 전월과 비교해 4000억원 감소했지만 기타대출이 1조2000억원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