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제이컵 루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이 ‘신(新)경제냉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제이컵 루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이 ‘신(新)경제냉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제 경기 침체에 대한 대비를 시작해야 할 때라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세계 경기 위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제이컵 루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은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11일 ‘신(新)경제냉전’을 주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제10회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GFC)’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모두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경기 사이클을 볼 때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비서실장을 거쳐 2013년 2월부터 4년간 재무부를 이끌었다.

루 전 장관은 “호황이 당장 끝날 것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정부는 위기의 신호를 찾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중 갈등의 양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루 전 장관에 이어 발표에 나선 대니 로드릭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도 “미·중 무역전쟁은 더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악의 경우 자유무역체제가 무너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야오양 중국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장은 “미·중 갈등이 세계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 수출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루 전 장관은 경기가 좋을 때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거꾸로 호황기에 포퓰리즘 정책으로 재정적자를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정적자가 심화되면 정작 경기 침체 때 쓸 실탄이 없다”며 “재정적자가 미국발(發) 인플레이션만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는 게 루 전 장관의 예측이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가 연 3%에 도달하는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일규/이현일 기자 black0419@hankyung.com